선사선담

고려시대 최고의 선어록 "직지심경" 중에서

노하시원 2018. 4. 25. 20:24

 

 

 

(( 고려시대 최고의 선어록 "직지심경" 중에서))

 

- 직지심경 86 하택신회(荷澤神會)선사 '무념(無念)이 가장 높은 법이다'-

 

하택신회 선사가 대중들에게 설법하였다.

“하나의 사물도 생각하지 않는 것이 곧 자신의 마음이다.

이것은 지혜로써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그리고 달리 별다른 수행도 없다.

이 이치를 깨달은 사람이 참다운 삼매다.

법에는 가고 옴이 없으며 앞과 뒤가 끊어졌다.

그러므로 알라. 무념(無念)이 가장 높은 법이니라.

여러 공부하는 대중들에게 알리노니,

밖으로 구하지 말라.

만약 가장 높은 선(禪)이라면

응당히 지음이 없어야 하느니라."

 

- 직지심경 87 하택신회(荷澤神會)선사 '무념(無念)으로 으뜸을 삼는다'-

 

하택 선사가 또 말씀하였다.

“무념(無念)으로 으뜸을 삼고

조작이 없음으로 근본을 삼느니라.

대저 진여는 무념(無念)이라.

생각으로 능히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니라.

실상은 생겨남이 없음이니

어찌 몸과 마음으로 능히 볼 수 있겠는가.

무념으로 생각하는 것은 곧 진여를 생각하고,

생겨남이 없음으로 생겨남은 곧 실상을 냄이니라.

머무름이 없이 머무는 것은 항상 머무는 열반이요,

행함이 없이 행함은 곧 저 언덕에 초월함이니라.

생각 생각에 구함이 없으며

구하여도 본래 무념(無念)이니라.

 

- 직지심경 88 하택신회 선사 '소리와 사물이 텅 비었다'-

 

하택신회선사에게 광보스님이 물었다.

“눈과 귀가 소리와 사물을 만났을 때

근(根)과 경계가 서로 물리칩니까(抗行)?

아니면 서로 어울립니까(回互)?”

“서로 물리치거나 서로 어울리는 것은 그만두고

그대는 무슨 법을 지적하여

소리와 사물의 실체를 삼는가?”

“화상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곧 소리나 사물이라 할 것이 없습니다.”

“만약 소리와 사물의 실체가 공함을 안다면

또한 눈과 귀 등의 모든 육근과

그리고 범부와 성인이 평등하게

환영과 같다는 사실을 믿을 것이며,

따라서 근과 경계가 서로 물리치는 항행(抗行)이나

아니면 서로 어울리는 회호(回互)도

그 이치가 분명해질 것이다.”

광보스님이 이에 그 종지를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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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지심체요절: 고려의 고승 백운화상(白雲和尙) 경한(景閑)이 저술한 책. 원명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며, 약칭으로〈직지심경〉이라고도 한다.

 

이 책은 여러 문헌에서 선(禪)의 깨달음에 관한 내용만을 뽑은 것으로, 내용면에서도 고려 선종사에서 귀중한 문헌이지만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으로 더

유명하다.

 

이 책의 중심주제인 ‘직지심체(直指心體)’는 달마스님이 중국으로 와서 전한 가르침인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따온 것이다. 경전에 의지하지 않고 바로 곧장 마음을 가리켜 성품을 보고 깨달음을 얻는다는 참선의 궁극목표이다.

 

1372년(공민왕 21)에 저술되었는데, 1377년 청주목의 흥덕사(興德寺)에서 금속활자로 인쇄되었다. 현재 이 책의 하권이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1972년 파리에서 열린 세계도서의 해 기념전시회에 출품되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으로 공인받았다. 사찰 나름의 재래방법으로 활자를 만들어 인쇄한 것으로, 목활자가 섞이고 크기와 모양이 고르지 않으나 그 역사적 의미는 매우 크다.(출처: 다음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