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선담

"명추회요(冥樞會要) - 종경록(宗鏡錄) 촬요본(撮要本). 회당조심 엮음. 벽해원택 감역" 중에서

노하시원 2019. 4. 9. 18:09

 

 

- 본말이 바뀌어도 일심일 뿐이다- (종경록 5권 6판)

 

 

오염된 연을 따를 때에는 미혹해 아뢰야가 되고,

청정한 연을 따를 때에는 깨쳐 여래장이 된다.

본말이 이리저리 바뀌지만 오직 일심일 뿐, 끝내 차별이 없다.

 

 

'무생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중생의 몸에도 열반이 있으니 곧 지말 안에 근본을 함유한 것이고,

중생이 열반의 작용이니 곧 근본 안에 지말을 함유한 것이다.

탐욕이 그대로 도이니 곧 지말 안에 근본을 함유한 것이고,

탐욕이 그대로 도의 작용이니 곧 근본 안에 지말을 함유한 것이다."

 

 

그러므로 '경'에서 말하였다.

"모든 범부가 항상 정(定)에 들어가 있다.

묻기를 '항상 어떤 정에 들어있습니까?' 하자

'무너지지 않는 법성의 삼매이기 때문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이것이 지말 안에 근본을 함유한 것이다.

법성 안에 중생을 함유한다는 것은

근본 안에 지말을 함유한 것이니,

이 둘은 마치 얼음과 물의 관계와 같다.  

 

 

"명추회요(冥樞會要) - 종경록(宗鏡錄) 촬요본(撮要本) 회당조심 엮음. 벽해원택 감역"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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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추회요'는 회당조심선사가 영명연수선사의 '종경록(宗鏡錄)' 100권의 요지를 상.중.하권으로 발췌하여 엮은 촬요본이다. 성철스님께서 '선문정로' 중 견성즉불에서 영명선사의 종경록에 대하여 종문의 지침으로 용수보살 이래 최대 저술로 찬양한 바 있다. 회당조심선사는 늘 종경록을 애중하고 손에서 놓지 않고 말하기를 '내가 이 책을 늦게 봄을 한(恨)한다."라고 하고, 그 중에서 요처를 촬약하여 3권을 만들어 명추회요라고 이름하였다.

 

 

* 명추회요의 '명추'는 '마음'을 의미한다. 종경록을 지은 연수 스님은 종경록에 대해 "일심(一心)을 종(宗)지로 들어 만법을 거울(鏡)처럼 비춘다", "펼치면 백 권으로 확대되지만 수렴하면 일심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종경록의 주요 내용이 마음을 둘러싼 채 전개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 번역후기 - 성철스님의 상좌 원택스님께서 성철스님의 뜻을 받들어 [선림고경총서] 1집으로 '벽암록' 상.중.하 초고를 마친 1993. 7.경, 성철스님께 앞으로 [선림고경총서] 2집으로 발간할 목록으로, '종경록'은 100권으로 양이 너무 방대하고 번역도 어려우니 이를 발췌한 '명추회요'를 번역함이 어떠하냐고 여쭈니, 성철스님께서 명추요회를 번역하여 유포하면 후학들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번역이 제대로 될 지 의문이라고 하면서도 반대하지 않으시고 번역을 격려한 것을 계기로 번역준비에 들어 갔다. 그로부터 몇 달 뒤인 1997. 11. 4. 성철스님은 '이제 나도 떠나야겠다. 참선 잘 하그래이."라고 당부하시고 열반적정에 드셨다. 원택스님은 성철스님의 열반 뒤에 성철스님의 뜻을 받들어 유업이라고 생각하고 23년만에 번역 작업을 완료하고 2015. 7. 15. 초판 1쇄를 발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