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선담
존재하는 모든 형상은 허망하다 -명추회요 중에서
노하시원
2019. 6. 4. 21:44
고덕이 노래하였다.
무심하게 배울 것 없는 것을 배우고
닦을 것 없는 것을 또한 닦을 뿐이네
이와 같은 도리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비구라고 부를 수 없네
동산 화상이 말하였다
나의 집 본래 어느 곳에 있던가
사람 없는 험한 길에 오르니 가는 곳마다 고향일세
그대 출가하여 불제자가 되었다면
이 길을 가서 모든 것이 마땅해야 하리
그러므로 초조 달마대사가
"만약 모든 일을 행하는 곳에서 행한 곳이 없고
행한 대상도 없다면 부처를 보겠지만
만약 상을 볼 때에는 모든 곳에서 허깨비를 볼 것이다."
라고 하였다.
어째서인가? 만약 무엇인가를 할 때에
실행하는 자와 실행되는 대상이 없으면
주체와 객체가 함께 공하니,
이것을 깨달아 성불한다.
만약 실행되는 대상이 없다는 것을
미혹하면 환상이 눈앞에 나타나니
그러므로 경에서 "존재하는 모든 형상은
다 허망하다."고 하였다.
열병에 걸렸을 때 보이는 것과 같으니,
어찌 허깨비가 아니겠는가.
- 종경록 촬요본 명추회요 중에서. 회당조심 선사 엮음. 벽해원택 감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