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경오가해 종경선사 서문- 대원스님 금강경오가해강설 중

금강경오가해 종경서(金剛經五家解 宗鏡序) - 대원스님 금강경오가해강설 중
종경선사의 서)
只這一卷經은 六道含靈의 一切性中에 皆悉具足이언마는
다만 이 한 권 경은 육도의 모든 중생의 성품 가운데에 다 갖추어 있건마는,
蓋爲受身之後에 妄爲六根六塵이 埋沒此一段靈光하야
대개 몸을 받은 후에는 망령되이 육근육진이 이 일단영광을 매몰하여
終日冥冥하야 不知不覺이라
종일토록 어둡고 어두워서 알지 못하고 깨닫지 못함이니라.
故로 我佛이 生慈悲心하사 願救一切衆生하사
그런고로 우리 부처님이 자비심을 일으키시어 일체 중생을 구하고자 원을 세우시고
齊超苦海하야 共證菩提일세
고해 바다에서 뛰어나오게 하고자 중생마다 보리를 증득케 함일세.
所以로 在舍衛國하사 爲說是經하시니
그런 까닭으로 사위국에 계실 때 이 경을 설법하시니
大意는 只是爲人으로 解粘去縛하야
대의는 다만 사람으로 하여금 집착을 떼어주고 속박에서 벗어나게 하며
直下에 明了自性하야
직하에 자성을 밝게 요달해서
免逐輪廻하야 不爲六根六塵의 所惑이니라
윤회를 면하고 육근육진에 미혹하지 않게 함이니라.
若人이 具上根上智면 不撥自轉이라
만약 어떤 사람이 상근기 상지혜를 갖추었다면 수행하지 않아도 스스로 굴러감이라.
是胸中에 自有此經이니
이는 마음 가운데에 이 경이 스스로 갖추어져 있음이니
且將置三十二分於空閑無用之地라도 亦不是過어니와
장차 32분 금강경을 쓸 데 없는 곳에 버려두더라도 이 또한 허물이 아니거니와
如或未然인댄 且聽山野의 與汝로 打葛藤去也어다
혹 그렇지 않다면 그대와 더불어 풍진 세상의 소리를 듣고 모든 갈등을 타도하여 갈지니라.
夫金剛者는 自性堅固하야 萬劫不壞를 況金性堅剛也요
대저 금강이란 사람의 자성이 견고해서 만겁에도 무너지지 않는 것이 금성과 같이 굳고 강하기 때문이요,
般若者는 智慧也요
반야라는 것은 지혜요,
波羅密者는 登彼岸義也니
바라밀이라는 것은 저 언덕에 오른다는 뜻이니라.
見性得度하면 卽登彼岸이요 未得度者는 卽是此岸이라
그러므로 성품을 보아 득도하면 곧 저 언덕에 오름이요, 득도하지 못한 자는 곧 이 언덕에 있음이니라.
經者는 徑也니
경(經)이라는 것은 길이니
我佛이 若不開箇徑路하시면
우리 부처님이 만약 길을 열지 않으셨다면
後代兒孫이 又向甚麽處하야 進步리오.
후대 우리 자손들이 또한 어느 곳을 향하여 나아가리오.
且道하라 這一步를 又如何進고 看取下文하라
또 일러라! 저 한 발짝을 또한 어찌 나아가는가?
아래 글을 자세히 보아라!
此經深旨는 無相으로 爲宗하야 顯妄明眞이시니
이 경의 깊은 뜻은 무상으로 위종하여
망을 드러내어 진을 밝히시니,
〇劍鋒이 微露에 掃萬法之本空하고
원상의 반야의 날카로운 칼끝이 미세하게 드러남에
만법이 본래 공한 것을 쓸어버리고,
心花發明에 照五蘊之非有라
심화가 밝게 피어남에 오온이 있지 않음을 비추니라.
直得雲收雨霽하고 海湛空澄하야
바로 구름이 걷히고 비가 개이며 바다는 고요하고 하늘은 맑아서
快登般若慈舟하야 直到菩提彼岸이니라.
흔쾌히 반야의 자비 배에 올라서 바로 깨달음의 저 언덕에 이름이니라.
且道하라 心花發明이 在甚麽處오
또 일러라! 심화가 밝게 드러남이 어느 곳에 있는가?
太湖三萬六千頃에 月在波心說向誰오
태호 삼만 육천 경에 달은 파도 가운데에 있는데 누구를 향하여 설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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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허 득통 선사 설의)
劍鋒으로 至彼岸은 萬法이 本空하고 五陰이 非有어늘
날카로운 칼끝으로 피안에 이른다고 하는 것은 만법이 본래 공하고 오음이 있지 않거늘
但以妄緣으로 而得成立이라
다만 망령된 인연으로써 성립된 것이라.
智照妄緣하면 萬法이 俱沈이요
반야 지혜로 망령된 인연을 비추어 보면 만법이 함께 없어짐이요,
體露眞常하면 五蘊이 皆空이니
체가 진상을 드러내면 오온이 모두 공함이니
到這裏하야는 一似雲收雨霽하고
여기에 이르러서는 구름이 걷히고 비가 개인 듯하고
海湛空澄하야 無一物爲緣爲對라
바다는 고요하고 하늘은 맑아서
한물건도 반연할 것이 없고 상대할 것도 없음이라
無一事爲障爲碍하리니
한가지 일도 장애가 되지 않음이라.
快登般若慈舟하야 直到菩提彼岸이니다
반야 자비 배에 올라서 바로 깨달음의 저 언덕에 이름이니라.
太湖云云은 佛法이 在世間하야 不離世間覺이니
태호 운운은 불법이 세간에 있어서 세간을 떠난 각이 아니니,
離世覓菩提는 猶如求兎角이니라
세간을 떠나서 깨달음을 구하는 것은 토끼 뿔을 구하는 것과 같으니라.
欲識得佛法的的大意인댄
불법의 적적대의를 알고자 할진댄
直須向十二時中四威儀內覺觀波濤中하야
곧바로 모름지기 하루 종일 사위의 내 파도가 치는 가운데 관하여 깨달을지니
覰捕來覰捕去니 覰來覰去하면
잡드려가고 잡드려가면
忽地에 識得根源去在니라
홀연히 바로 근원을 알게 될 지니라.
縱然識得根源去라도 只可自怡悅이언정 不堪持贈君이니라
문득 근원을 알았다 할더라도 다만 스스로 기뻐할 지언정 그대에게 주지는 못하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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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경선사의 서)
法王權實令雙行하니
雷震風馳海岳傾이라.
霹靂一聲雲散盡하니
到家元不涉途程이로다
법왕께서 방편과 실을 쌍으로 행하시니
우레가 진동하고 바람이 몰아쳐서 바다와 산이 무너지는 도다.
벽력의 한 소리에 구름이 다 하니
집에 이르고 보니 원래 길을 나선 적이 없음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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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허득통선사 설의)
大凡垂化는 有權有實하며 有照有用이라
대저 교화를 펴는 데는 방편과 실이 있고 비춤도 있고 작용도 있느니라.
今佛이 從無言中하야 興敎海之波瀾하시고
부처님이 말이 없는 가운데 가르침의 바다에서 파도를 일으키시고
向敎海裏하야 現無言之密旨하시니
그 가르침의 바다 속을 향하여 무언의 비밀한 뜻을 나타내시니,
是謂權實令雙行也니라
이것이 방편과 실을 쌍으로 행한 것이니라.
風行草偃하야 化功이 神速하니
바람이 불어 풀이 쓰러지니 가르침의 공이 신속하고,
五欲海自渴하고 我人山이 自倒다
오욕의 바다가 저절로 마르고, 아상 인상의 산이 스스로 무너지니라.
圓音落處에 雲散盡하니 不曾擡步便還家로다
원음이 떨어지는 곳에 구름이 흩어져 다하니
일찍이 한 걸음도 옮기지 아니하고 고향집에 돌아왔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