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선담

몽산법어언해 -나옹보제선사 몽산화상 약록, 혜각존자 신미스님 언해, 장윤희 현대어역.

노하시원 2025. 4. 30. 10:37

몽산법어언해 -

나옹보제선사 몽산화상 약록 혜각존자 신미 언해, 장윤희 현대어역.

 

1. 고원상인에게 보임

 

화두에 의심이 그쳐지지 않으면 이것이 이름이 진실의심인데

만일 한번 잠깐만 의심을 하고 또 의심을 하지 않으면

진실의 마음에서 의심을 발하는 것이 아니라 지어낸 것에 속한다

이런 까닭에 졸음과 잡념이 모두 마음에 들어와 으뜸이 될 것이다.

다시 반드시 앉되, 단정하게 할 것이다.

제일 처음에는 졸음이 오면 반드시 이것이 어떤 경계인가해서

이를 알아야 할 것이니

막 눈꺼풀이 무거운 것을 알았으면 곧 깨끗하게 하여

화두를 한 두 소리를 마음에 얹어 가지고 들어서

졸음이 물러가면 평소의 모습으로 앉음이 마땅하다

만일 물러가지 않거든 문득 땅에서 내려와

수십 걸음을 걸어서 눈이 밝아지거든

또 앉아서 충분히 화두를 살펴보며 항상 의심을 더 일으켜

이렇게 함이 오래되면 공부가 익어서 반드시 능히 힘쓰기가 적을 것이다

공부를 해서 마음을 써서 화두를 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때에 이르러서는

경계와 몸과 마음이 다 옛날과 같지 않으며

꿈에도 또 화두를 얹을 것이니

바로 이런 때에 크게 깨달음이 가까울 것이다

또 마음을 가지고서 마음으로써 꺠닫기를 가다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오직 움직이거나 가만히 있거나 함에 있어서

모름지기 공부를 그침이 없게 할 것이니

자연스럽게 좋지 않은 경계는 들지 않고

진실의 경계는 나날이 더하여

점점 무명을 헐어 버릴 힘이 있을 것이다

힘이 충실하고 넓으면 의단이 허물어지며

무명이 허물어질 것이니

무명이 허물어지면 곧 미묘한 도리를 볼 것이다

참선은 중요한 것이 또렷함에 있는데

영리한 사람이 먼저 공안에서 살펴 바른 의심이 있거든

또 빠르지도 않고 늦지도 않게 화두를 들어 은밀하게 빛을 돌이켜

스스로가 보면 쉽게 크게 깨달음을 얻어 몸과 마음이 편안해질 것이다

만일 마음 쓰는 것이 급하면 심장이 움직여

혈기가 조화롭지 못한 것과 같은 병이 생길 것이니 바른 길이 아니다

오직 바른 신심을 발하여 진실의 마음에 의심이 있으면

자연스럽게 화두가 나타날 것이다.

만일 힘을 써서 화두를 듦에 간섭한 때에는 공부가 힘을 얻지 못할 것이다.

만일 다니거나 조용히 있거나 함에 있어서 의심하는 공안이 흩어지지 않고

부딪히지 않으며 화두가 빠르지 않고 늦지도 않아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면

이러한 때에야 공부가 힘을 얻을 것이다

또 모름지기 이 생각을 지니고서 항상 이어지게 해야

앉은 가운데서 다시 정력으로 서로 돕는 것이 중요하다

알고 나서야 다시 깨달은 뒤의 일들을 물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