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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각경 보안보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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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하시원 2023. 4. 3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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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보살 이 대중 가운데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 앞에 절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무릎을 꿇어 합장하고 부처님꼐 여쭈었다.

"대비하신 세존이시여,

바라옵건데 여기 모인 여러 보살들과 말세의 모든 중생들을 위해서

보살이 수행할 차례를 말씀해 주소서.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머무를 것이며

중생들이 깨닫지 못하면 어떤 방편을 써야 널리 깨닫게 하오리까?

세존이시여,

만약 중생들이 바른 방편과 바른 생각이 없다면

부처님이 말씀하신 삼매를 들고도 마음이 아득하여

원각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옵니다. 바라옵건대

자비를 베푸시어 저희들과 말세 중생들을 위해 간단히 방편을 말씀해 주옵소서."

이렇게 말하고는 오체를 땅에 던져 이와 같이 세 번 청하였다.

이 때 부처님은 보안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들이 이제 보살들과 말세의 중생들을 위하여

여래의 수행하는 절차와 생각과 머무름과 또 가지가지 방편들을 묻는구나.

자세히 들어라. 그대들을 위해 말해주리라."

이 때 보안보살이 분부를 받들고 기뻐하여

대중들과 함께 조용히 듣고 있었다.

선남자여,

새로 공부하는 보살과 말세의 중생이

여래의 청정한 원각의 마음을 구하려면

바른 생각으로 모든 환을 멀리 여의어야 할 것이니라.

먼저 여래의 사마타의 행에 의지하여 계율을 굳게 가지고

대중과 함께 살고 조용한 방에 단정히 앉아서 항상 이런 생각을 하라

지금 나의 몸은 사대 가 화합하여 된 것이다.

머리카락, 터럭, 손발톱, 이, 살갗, 근육, 뼈, 골수, 때, 빛깔들은

모두가 흙으로 돌아갈 것이고

침, 콧물, 고름, 피, 진액, 거품, 가래, 눈물, 정기, 똥오줌은

모두가 물로 돌아갈 것이며,

따뜻한 기운은 불로 돌아갈 것이고 움직이는 것은 바람으로 돌아갈 것이다.

4대가 각각 흩어지면 이제 이 허망한 몸뚱이는 어디에 있을 것인가.

곧 알라. 이 몸은 끝내 실체가 없는 것이고
화합하여 형상이 이루어졌으나 사실은 환으로 된 것과 같다.

네 가지 인연이 거짓으로 모여 망령되이 육근이 있게 된 것이니라.

육근과 4대가 합쳐서 안팎을 이룬 뒤에는 허망하게도

인연 기운이 그 안에 쌓이고 모여

인연의 모습이 있는 듯한 것을 거짓 이름하여 마음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여,

이 허망한 마음이 만약 육진 이 없으면 있지 못할 것이고

사대가 흩어지면 육진도 얻지 못할 것이니라.

그 중간에 인연(사대)과 티끌(육진)이 제각기 흩어져 없어지면

마침내 인연의 마음도 볼 수 없으리라.

선남자여,

중생들은 환인 몸뚱이가 멸하기 때문에 환인 마음도 멸하고

환인 마음이 멸하므로 환인 경계도 멸하고

환인 경계가 멸하기 때문에 환의 멸도 또한 멸하고

환의 멸이 멸하므로 환 아닌 것은 멸하지 않나니

비유하건대 거울에 때가 없어지면

광명이 나타나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여,

분명히 알아라

몸과 마음이 모두가 환의 때이니,

때가 아주 없어지면 시방세계가 청정함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비유하건대 깨끗한 마니구슬 이 오색에 비치어서

방향마다 다른 빛깔이 나타나면

어리석은 사람들은 그 마니구슬을 보고

실제로 오색이 있는 줄 아는 것과 같느니라.

선남자여,

원각인 청정한 성품이 몸과 마음으로 나타나

종류에 따라 제각기 응하거늘,

어리석은 사람들은 청정한 원각에 실제로

그와 같은 몸과 마음의 모양이 있다고 여기는 것도

또한 그와 같은 것이니라.

이런 까닭에 환화를 멀리할 수 없으므로

나는 몸과 마음을 환의 때라고 하노니

환의 때를 대하여 이를 여의면

보살이라 이름할 수 있느니라.

때가 다하여 대할 것도 없어지면

대도 때도 없고

대니 때니 하는 이름도 없느니라.

선남자야,

이 보살과 말세의 중생들이 모든 환을 증득하여

영상이 멸해버렸기 때문에

이 때에 문득 끝없는 청정함을 얻나니,

끝없는 허공도 원각에서 나타난 바이니라.

그 깨달음이 원만하고 밝으므로  

마음의 청정함이 드러나고

마음이 청정한 까닭에 보이는 경계가 청정하고

보이는 것이 청정하느로 눈이 청정하고

눈이 청정한 까닭에 알음알이가 청정하고

알음알이가 청정한 까닭에 들리는 경계가 청정하고

들리는 것이 청정한 까닭에 귀가 청정하고

귀가 청정한 까닭에 듣는 알음알이가 청정하고

알음알이가 청정한 까닭에 느낌의 경계가 청정하나니

이리하여 코, 혀, 몸뚱이, 뜻에 있어서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선남자야,

눈이 청정하므로 빛이 청정하고

빛이 청정하므로 소리가 청정하며

향기와 맛과 감촉과 법진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선남자야,

육진이 청정하므로 지대가 청정하고

지대가 청정하므로 수대가 청정하며

화대 풍대도 이와 같느니라.

선남자야,

사대가 청정하므로 십이처 십팔계 이십오유 가 청정하느니라.

이들이 청정하기 때문에 십력 사무소외 사무애지

불십팔불공법 삼십칠조도품이 청정하며

이와 같이 팔만사천다라니문도 모두 청정하느니라.

선남자야,

모든 실상은 성품이 청정한 까닭에

한 몸이 청정하고,

한 몸이 청정하므로 여러 몸이 청정하며,

여러 몸이 청정하므로 시방 중생의 원각도 청정하느니라.

선남자야,

한 세계가 청정하므로 여러 세계가 청정하고

여러 세계가 청정하므로 마침내는 허공을 다하고

삼세를 두루 쌓아서 모든 것이 평등하고 청정해서

요동치 않느니라.

선남자야,

허공이 이와 같이 평등하여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각성이 평등하여 움직이지 않으며,

사대가 움직이지 않으므로

각성이 평등하여 움직이지 않으며

이와 같이 팔만사천 다라니문이 평등하여

움직이지 않는 줄 알지니라.

선남자야,

각성이 두루 차고 청정하며 움직이지 않고

원만해 끝이 없으므로

육근이 법계에 가득한 것임을 알라

육근이 두루 차므로 육진이 법계에 두루 참을 알고

육진이 두루 차므로 사대가 법계에 두루 차며

이와 같이 팔만사천다라니문이 법계에 두루 찬 것인 줄을 알지니라.

선남자야,

저 미묘한 각성이 두루 찬 까닭에

근성과 진성이 무너짐도 섞임도 없으며

근과 진이 무너짐이 없으므로

다라니문이 무너짐도 섞임도 없는 것이니라.

마치 백 천개의 등불이 한 방에 비치면

그 빛이 두루 가득하여 무너짐도 섞임도 없는 것과 같느니라.

선남자야,

깨달음을 성취한 보살은 법에 속박되지 않으며,

법에서 벗어나기를 구하지 않으며

나고 죽는 것을 싫어하지도 않으며

열반을 좋아하지도 않으며

계행을 지키는 이를 공경하지도 않고

계행을 범한 이를 미워하지 않으며

오래 수행한 이를 소중히 여기지도 않으며

처음 배우는 이를 깔보지 않나니

무슨 까닭인가 하면, 일체가 모두 원각이기 때문이니라.

이를테면,

안광이 앞을 비춤에 그 빛은 원만하여

사랑도 미움도 없는 것과 같으니

그것은 광명 자체는 둘이 아니어서

사랑과 미움이 없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야,

보살과 말세의 중생이 이 마음을 닦아 성취하면

여기에는 닦을 것도 없고 성취할 것도 없으리니
원각이 널리 비치고 적멸해서 둘(차별)이 없느니라.

거기에는 백천만억 아승지 말할 수 없는 항하의 모래 수 같은 모든 부처님 세계가

마치 허공꽃이 어지러이 피었다가 사라지는 것과 같아서

즉하지도 여의지도 않으며

얽매임도 풀림도 없으리니

중생이 본래 부처이고

생사와 열반이 지난 밤 꿈과 같은 줄을 알 것이니라.

선남자야,

지난 밤의 꿈 같으므로 생사와 열반이 일어남도 멸함도 없으며

오는 것도 가는 것도 없느니라.

증득된 바가 얻을 것도 없고

잃을 것도 없으며

취할 것도 없고 버릴 것도 없느니라.

또 증득하는 이가 일으킬 것도 없고 멈출 것도 없으며

맡길 것도 없고 멸할 것도 없느니라.

이와 같은 증 가운데는 능도 없고 소도 없어

마침내 증할 것도 없고 증할 이도 없어서

모든 법의 성품이 평등하여 무너지지 않느니라.

선남자야,

모든 보살들이 이와 같이 수행하고

이와 같이 점진하고

이와 같이 생각하고

이와 같이 머무르고

이와 같이 방편을 짓고

이와 같이 깨달아야 되나니.

이와 같은 법을 구하면

아득하거나 답답하지 않으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뜻을 거듭 펴시기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안아, 그대는 마땅히 알라.
시방세계 모든 중생들
몸과 마음 모두 환 같아서
몸뚱이는 사대로 이루어지고
마음은 육진에 돌아감이라
사대 뿔뿔이 흩어지고 말면
어느 것이 화합된 것이런가.
이와 같이 차례로 닦아 나가면
모든 것이 두루 청정하여서
움직이지 않고 온 법계에 두루하리라.
짓고 그치고 맡기고
멸할 것도 없고
또한 증득할 이도 없는 것이니
모든 부처님 세상일지라도
허공에 아물거리는 꽃과 같으리.
삼세가 모두 평등함이니
마침내 오고감도 없는 것.
처음으로 마음 낸 보살이나
말세의 모든 중새들이
부처의 길에 들고자 한다면
이와 같이 닦고 익힐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