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가경' 중 라바나야차왕이 자심을 증득하는 장면-
"라바나왕이 문득 자신을 보니 자신은 본래의 궁중에 있고 다른 사물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 지라, 이에 생각하기를, 보인 것들은 누가 만들었으며 누가 그 설함을 들엇고, 보인 것은 어떤 것들이었으며, 누구가 본 것인가. 부처님과 도성의 회중들, 보배의 산림과 같은 사물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꿈에서 이루어진 것인가, 환으로 이루어진 것인가, 건달바성과 같은 것인가, 병든 눈으로 본 것인가, 아지랑이에 미혹된 것인가, 꿈속의 일인가, 석녀가 아기를 낳은 것인가, 타오르는 화륜과 같은 것인가. 다시 고쳐 사유하기를, 일체 모든 것의 성품이 모두 이와 같아 오직 이것은 자심에서 분별한 경계일 뿐인데 범부가 미혹하여 이렇게 알지 못하는 것이다. 능견(보는 주체)이 없으며 또한 소견(보이는 대상)도 없고, 능설(설하는 자)도 없고 또한 소설(설해진 것)도 없으니 부처님을 보고 법을 들은 것도 모두 분별이다. 보이는 것에 향하면 불(부처)를 볼 수 없고, 분별을 일으키지 않으면 능히 보는 것이다. 이때 능가왕은 자세히 사유하고 깨달아서 모든 잡다하게 물드는 데서 떠나 오직 자심임을 증득하고 분별없는 자리에 머물렀으니, 오래 전부터 심어온 선근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일체법을 여실하게 봄을 얻고 자심 밖에서 깨달음을 구하지 않았다. 능히 자심의 지혜로서 훌륭하고 교묘하게 관찰해서 일체의 사념 분별과 삿된 이해를 영원히 떠나 큰 수행에 머무르는 수행사가 되었다. 갖가지 몸을 나타내어 방편을 잘 체득하고, 보살의 여러 지위를 거쳐 올라가는 상을 잘 파악하였다. 항상 즐거이 심, 의, 의식을 멀리 떠나고, 세 가지 상속견(업상, 전상, 현상)을 끊어 외도의 집착을 멀리 떠나 자심에서 깨우쳐 여래장에 들고, 불지에 나아가자 허공과 궁전 내의 모든 곳에서 나오는 음성을 들었다."
* 능가경은 범어로 '랑카와타라 수트라(lankavatara-sutra)'로서 부처님이 랑카성(지금의 스리랑카라는 설있음)에 들어가서 설한 가르침이란 뜻입니다. 달마대사가 그의 법을 이은 2대 혜가에게 이 경전을 부촉하면서 여래심지의 요문이고 모든 중생을 개시오입하게 할 것이라고 하면서 중히 여기라고 한 경전이고, 조계종의 실질적인 시조인 6대 혜능대사가 금강경을 중히 여기라고 하기 전까지 초기 선종의 최상승선의 지침서였다고 합니다. 원효대사가 명저 대승기신로소에서 가장 많이 인용한 경전이고, 성철스님도 '견성성불'을 설명하면서 많이 인용하신 경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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