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수보살은 일곱번째로 법수보살에게 물었다.
"불자여, 중생 가운데는 불법을 듣기만 해서는 번뇌를 끊을 수 없는 자가 있습니다. 불법을 들으면서도 탐욕을 일으키고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며, 어리석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어떠한 까닭입니까?"
그 때 법수보살은 다음과 같이 대답하였다.
"불자여, 다만 듣기만 하여서는 불법을 체득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이 구도의 진실한 모습인 것입니다.
예를 들면,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 많이 있다해도 입으로 먹지 않으면 굶어 죽는 것과 같이 다만 듣기만 하는 자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또 온갖 약을 알고 있는 훌륭한 의사일지라도 스스로의 병은 고치지 못하는 것과 같이 다만 듣기만 하는 자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또 가난한 사람이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남의 보물을 세어도 스스로는 반 푼조차도 갖지 못하는 것과 같이 다만 듣기만 하는 자도 그와 같습니다.
또 장님이 그림을 그려서 남에게 보여준다 해도 스스로는 볼 수 없는 것과 같이 다만 듣기만 하는 자도 그와 같습니다.
또 물 속에 떠다니면서도 물을 마시지 못하고 드디어는 목말라 죽는 사람이 있는 것과 같이 다만 듣기만 하는 자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