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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판치생모》 선문염송 12권 475칙 판치(版齒)/ 전강선사 법문 / 조주록 307칙 대원스님 강설/대원문재현선사 선문염송/여운블로그

선사선담

by 노하시원 2025. 2. 11. 03:40

본문


475. 판치(版齒)  

조주(趙州)스님에게 어떤 스님이 물었다.
“어떤 것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선사가 대답하였다.
“앞이빨에 털이 났다(版齒生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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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청이 송했다.

9년 동안 소실산에서 스스로 일 없이 머물렀으니,
눈앞에 한 마디를 전하는 것과 어찌 같으랴.
앞니에 털이 났다고 대답한 것은 오히려 옳은 일이니,
돌사람이 사 씨 집 배를 거침없이 밟았도다.

投子靑 頌(투자청 송)

九年小室自虛淹(구년소실자허엄)
爭似當頭一句傳(쟁사당두일구전)
版齒生毛猶可事(판치생모유가사)
石人蹯破謝家舩(석인번파사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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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說話]

“앞니에 털이 돋는 것이니라〔版齒生毛〕”함은 9년 동안 벽을 향해 앉아 앞니에 털이 났다는 말이니, 멋없이 한 대답인가,  아니면 말할 수 없다는 뜻인가?  

투자(投子)의 송에 “꼭 맞는 한마디〔當頭一句〕”는 종문(宗門)의 말씀 중 향상(向上)의 한 구절이다.  

“앞니에 털 났다〔版齒生毛〕”함은 침묵이요,
“사씨네 배〔謝家船〕”는 말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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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강선사 몽산법어 법문]

판치생모는 이뭣고 옆에 딱 붙어있다.
판치생모와 정전백수자의 낙처가 같다.
투자청의 송이 판치생모를 바로 이른 것이다.

달리 말하면 늙은 원숭이가 나무를 거꾸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일대기법문]

판치생모라, 판치가 무엇인디? 그게 석녀여? 그것 토깽이 뿔다구여? 그 무무도 역무헌 도리여? 하! 이런 참, 나! 거그는 공이니 유니 비유니 비무니 허무니 불견이니 부처패궐이니 소용없는 디여, 그것이.

거다 생모라 혀 놨어. 그것 당초에 의심, 의심밖에는 없어. '아무리 해봐도 알 수 없구나.' 아, 이렇게 나가야 하는 것이여, 학자라는 것은. 그래서 서산스님께서 뭐라고 했노. 대저활구학자는 무어로요, 말 길도 없고, 무이로요, 이치 길도 없고, 무문해사상고요, 듣고 알고 사상도 생각도 없어. 없어. 없어! 아, 이러헌 학자래야 되는 것이제.

고봉스님이 해저니우함월주요, 바다 밑에 진흙소는 달을 물고 달아난다. 암전석호포아면이다. 바우 앞에 돌호랭이는 아이를 아듬고 조은다. 철사찬입금강안이다. 쇠뱀이 금강눈을 뚫고 들어가는구나. 곤륜기상노사견이다. 곤륜산은 꾀코리를 탔는디, 노사가 이끄는 구나.

이 네 글귀 안에 능히 주기도 허고 능히 뺏기도 하고 능히 죽이기도 허고 능히 살리기도 헌, 그 글귀가 있으니 그놈을 찾아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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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록강설 307칙 판치생모

○ 학인이 물었다.
"어떤 것이 조사가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앞니에 털이 났다."

○ 선종송고연주 - 판치

9년 동안 면벽하며 헛되이 머물렀으니
어찌 당초에 일구를 전한 것만 하리오
앞니에 털이 난다는 것도 오히려 일이겠거늘
돌사람이 사씨네 배를 밟아 부수었음이로다.

○ 학산대원 왈

본래 한 물건도 없으니,
불조가 영원히 자취를 감추었다.
연기 나는 3월의 마을 속에
따로 한 집이 봄이더라.

관법은 색계 속박이 있다. 근본적인 깨달음이 아니다. 간화선은 판치생모라는 말을 한다. 판치생모라는 한 마디에 중생의 망상덩어리가 모조리 부서져서 없어진다. 중생의 말과 생각으로 미칠 수 있고 이치로 따져서 미칠 수 있는 것이라면 중생의 틀에 있는 것이다. 조주스님은 우리의 생각과 말과 이치, 무엇으로도 미치지 못하는 세계를 판치생모라 했다. 거기서 중생의 오온 십팔계 일체가 모조리 무너진다. 이 한마디로 인생을 근본적으로 영원히 해결해준다. 깨달아서 확철대오한 사람이 하는 말은 어떠한가
사자가 달리니 위풍당당 위엄의 바람을 떨침이요, 대나무밭에 달이 비추고 맑은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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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 문재현 선사 바로보인 선문염송]

○ 475칙 판때기 이에 털났느니라.

* 본칙

조주선사에게 어떤 선승이 물었다.
"어떤 것이 조사께서 서쪽에서 오신 뜻입니까?"
선사가 대답하였다.
"판때기 이에 털났느니라."

* 투자청 선사 송

9년 동안 소실에서 면벽하고 있었으니
마주 대해 일구를 전한 것만 같으랴
판때기 이에 털났다 한 그 일도 옳으나
돌사람은 집이니 배니 하는 것도 부숴버렸네.

○ 대윈 문재현은 이 칙을 모두 들고나서 이르노라.

널판지건 철판이건 그 바탕에는 관계없고
털났다 한 한마디에 조주의 비밀 있으니
이를 밝혀 여여궁에서 한바탕 논다면
산하대지 온통 이 집의 풍경일세

널판지니 앞니니 논치 말게
조주 의지 별 것이 아니어서
냇가 오리 소리에도 있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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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 블로그 주해]

판치(版齒): 판치(板齒)와 같다. 앞니를 가리킨다.
사가선(謝家舩): 사(謝)씨 집 배(船). 사씨는 어부를 가리킨다. 사 씨 성을 가진 사람들이 어부가 많았으므로 이 말이 생겼다. 세상의 흔한 일이라는 뜻이다. 사 씨 집 배는 달마가 9년 동안 면벽한 것에 대한 제방의 구구한 견해를 가리킨다.

투자 선사는 조주가 제방의 분분한 알음알이를 거침없이 밟아버렸다고 칭송하였다. 판치생모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조주의 속을 보여주고 있다. 판치생모의 뜻은 어디에 있는가? 조주(趙州)에는 동문 서문 남문 북문이 있다.
(如雲 2022. 6.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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