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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봉선사의 "비단장수와 망두석 이야기"

선사선담

by 노하시원 2018. 6. 4. 0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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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봉선사의 "비단장수와 망두석 이야기" 1971년 동안거 결제법문 중 -

 

비단이 생명인 비단장수가 고개를 넘어가다가 너무 고단하여 망두석 앞 양지 바른 곳에서 비단짐을 풀고 낮잠을 잤다.

 

자고 일어나 보니 자신의 생명줄인 비단이 없어졌다. 비단장수는 마을 사또에게 가서 비단을 찾아달라고 소를 제기하였다.

 

마을 사또는 비단장수에게 비단 훔쳐가는 것을 본 사람이 있는지 대라 하였다. 비단장수는 본 사람은 없다고 하였다.

 

사또가 그래도 무엇이 봐도 봤겠지 하고 다그쳐 물으니 비단장수가 사람은 없었고 옆에 서있던 망두석이 봤으면 봤을 거라고 하였다. 이에 사또는 그 망두석을 잡아들이라 하고 명하였다.

 

사또가 망두석을 잡아와서 망두석을 때리면서 비단 훔쳐간 사람을 대라고 하였다. 망두석을 때리는 것을 보고 아전들은 물론이고 재판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모두 사또를 비웃었다.

 

사또는 호통을 치면서 사또가 하는 공무인 재판을 보고 웃은 사람들을 당장 잡아 들이라고 하면서도 뒤로는 풀려나려면 비단 1필씩을 내라고 하였다. 잡힌 사람들이 어디서인가 비단을 사와서 비단 한 필씩을 내고 풀려났다.

 

사또가 비단장수를 불러 "이 비단들 중에서 니 비단이 있으면 골라내라."고 하자 비단장수가 비단더미에서 자신의 비단을 골라냈다.

 

사또는 그 비단을 바친 사람들에게 이 비단을 어디에서 샀는지 물었다. 어느 마을 누구에게 샀다고 하였다. 사또는 당장 그 사람을 잡아들이라 하였다.

 

비단을 판 자를 잡아오자 이 비단이 어디에서 났는지 물으니 그 사람이 고개를 넘어가다가 자고 있는 비단장수를 보고 그만 비단을 훔치게 되었다고 자백을 하였다.

 

망두석을 때릴 때는 모두 비웃었지만 망두석을 때리니 도둑을 잡았고 비단장수는 생명같은 비단을 찾았다.

 

"조사서래의(祖師西來意)라 달마조사가 서쪽에서 온 까닭이 무엇입니까?"라고 물음에 "정전백수자(庭前柏樹子)니라- 뜰 앞의 잣나무니라."라고 한 말이나,

 

"어느 것이 부처입니까?"라고 물음에 "간시궐(乾屎橛 똥막대기)이니라." 또는 "마삼근이다."이라고 한 말씀이 있다.

 

이 모두가 내 마음을 찾는 데 얼토당토않은 십만 팔천리 밖의 말이다.

 

그러나 이것을 들어 의심하고 참구하여 구경에 나아가 무아의 경지에 이르면 앞에서 말한 망두석을 잡아다 때리는데 도둑이 잡히고 비단장수가 생명을 찾았듯이 무위진인(無位眞人)이 나타나고 내 마음의 본성이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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