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 나라고 하는 이놈이 무엇인가 하고 한번 알아봤어요? 그래, 본인이 뭐냐 물으면 뭐라 해요?
[대중] 그냥 말을 하고 마음을 사용하고 쓰고 있는 게 저입니다.
[스님] 그럼, 말도 안 하고 생시도 아니고 잠도 아니고 꿈도 아닐 때는 뭔가?
[대중] 지금 보고 있는 그대로인 것 같습니다.
[스님] 아니, 그건 생시니까 그렇게 말하지만, 생시도 아니고 꿈도 아니고 깊은 잠자는 것도 아닌 때는 뭐냐는 거라.
[대중] 지금 그냥 말하고 있는 거…
[스님] 지금 생시니까 말하잖아?
[대중] 예.
[스님] 잠을 깊이 자면 말을 못하잖아. 그렇지? 말을 하는 걸 자꾸 그거라 하면 틀리지. 그럼 말 안 하는 때도 있는데 뭘. 그렇지? 그렇게 말하고 말 안 하는 것도 아니고, 잠 자는 것도 아니고, 꿈도 아니고 생시도 아닌 때는 무엇이냐 그게 중요한 거라. 무엇이냐에 가서 손을 든다든지, 땅을 친다든지, 절을 한다든지 이런 건 전부 안 맞는 거라. 그거는 지금 생시니까 그렇게 하지만, 죽고 난 뒤에 화장해서 아무것도 없는데, 또 산소를 썼다면 산소에 가서 "뭐요?" 물어보면 뭐라고 하는가? 곤란한 거라.
[대중] 텅 비어가지고…
[스님] 아, 지금은 생시니까 자꾸 그런 말 하지만, 산소에 가서 그 말 하는지 물어보라고. 참! 그러니까 생시도 아니고 잠도 아니고 꿈도 아닌 그런 때는 너는 무엇이냐?
[대중] 그때는 말 할 수도 없고.
[스님] 글쎄, 지금 "말을 할 수 없다"는 이 말 하는 것도 지금 생시니까 그런 말 하지만, 깊이 잠든 사람한테 가서 뭐냐 물으면 그런 대답이 없어.
[대중] 그때가 되면 저나 큰스님이나 다 같을 거 같은데요.
[스님] 글쎄, 같다는 그런 말 하는 그게 지금 생시니까 그런 말을 자꾸 하지. 산소에 가서 뭐냐고 물으면 "너나 내나 같다" 이런 말을 해? 안 하는데. [대중] 이 몸을 여의고는 말을 할 수가 없잖습니까?
[스님] 안 돼. 그렇게 해서 알아주는 게 아니야. 내가 나라는 걸 몰랐어.
[대중] 예.
[스님] 내가 나를 몰랐는 거야. 확실히 무엇이냐 여기 가서는 부처니 조사니 말이 있니 없니, 백 천 만 가지가 아무 소용이 없기 때문에'뭐냐?' 이게 되는 거야. 뭐냐는 말이 왜 붙겠어? 붙을 필요가 없지.지금 방금 선생님이 말한 그 말이 맞다고 그러면 되는데 그건 아니거든. 그건 안 맞는 말이거든. 지금 하는 말은 하나도 안 맞아.그래서 백 천 만 가지 이름을 붙여봐야 안 맞아요.전혀 안 돼요. 그래서 '무엇일까?'가 붙은 거라.
'무엇일까?' 깊이 해서 본인이 거기에 대한 걸 직접 깨달아야 돼요. 확실하게 나라는 존재가 뭔지를 확인을 해봐야 돼.
수면에 파도 치는 것만 보고는 바다를 봤다고 할 수 없잖아? 바다 깊이 들어가서 밑도 다 보고 바깥도 보고 난 뒤에야 비로소 바다는 이렇더라 한마디 하듯이, 나라는 존재가 뭔지 지금 몰라요.
그래서 무엇인가에 가서는 성인이다, 범부다, 신이다, 부처다 이런 것이 십만 팔천리로 물러가는 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