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서생에서 재상이 되었으니, 이는 세간법으로는 가장 존귀한 사람입니다. 그러나 이 일을 요달하지 못한다면 이는 헛되이 남염부제에 와서 한 세상 살다가 씨앗(因)을 거두어 열매(果)를 맺을 때는 일신상에 악한 업만 대동하고 갈 것입니다. 경전의 가르침에서는 '어리석은 복을 짓는 것은 삼생의 원수다.'라고 말했으니 어째서 삼생의 원수라고 할까요? 첫번째 생에는 어리석은 복을 짓느라고 성품을 보지 못합니다. 두 번째 생에는 어리석은 복을 받느라 부끄러움이 없어져서 좋은 일은 짓지 않고 한결같이 업만 짓습니다. 세 번째 생에는 어리석은 복을 다 받고 좋은 일은 짓지 못하므로 육신을 벗을 때 지옥 가는 것이 마치 화살처럼 빠르게 들어갑니다. 사람 몸을 받기 어렵고 불법 만나기 어려우니, 이 몸을 금생에 제도하지 못하면 다시 어느 생에 이 몸을 제도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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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건대, 그대는 이 뜻을 굳게 하여 손을 들여놓는 것으로 결정된 뜻을 삼는다면, 설사 대지의 모든 유정이 모두 마왕이 되어 혼란을 일으키고자 하여도 그 틈을 얻을 수 없을 것입니다. 반야 상에서는 헛되어 버릴 공부가 없습니다. 만약 마음을 반야 위에 두면 비록 금생에 깨닫지 못하더라도 그 종자를 깊이 심게 되어 이 목숨을 마칠 때는 업식에 끌려가 온갖 악취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육신의 탈을 바꾸어서 돌아오게 되면 또한 자신이 어둡게(昧) 되지 않을 것입니다. 잘 살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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